2007년 07월 20일
일본 IT업계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시는 분들을 위한 작은 조언
忠告は賢者から賢者に与えても危険な贈り物だ。
충고는 현자가 현자에게 해준다 하더라도 위험한 선물이다.
- 그랑·로바 이야기 1권에서 -
일본에서 살면서 얻은 경험담, 그리고 막 도일생활을 시작할/시작한 새내기분들에의 충고를 부탁받은 적이 지난 수년간 몇 번 있었는데 매번 가능한 만큼 생각을 정리해서 답장을 썼습니다만 그때마다 저는 무척 당혹스러웠습니다. 저 자신이 아직 그렇게 경험이 깊지 않은데다 위의 경구와 같이 현명한 사람이 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것을 저 같은 인생의 풋내기가 어설프게 아는 체 함으로써 한쪽으로 경도된 잘못된 길로 사람들을 잘못 인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잘못된 길을 말한다고 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빗나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어떻게 보면 저의 오만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니 차라리 제 생각을 밝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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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은 일본어
일본에서 일하는데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어 능력입니다. 신입이 기술이 딸리는 건 차차 가르치면 된다고 하더라도 첫 대화부터 의미전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지시하고 가르치는 상사나 선배입장에서는 무척 당혹스럽습니다. 게다가 뭔가 문제나 질문이 있어도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 그 자신에게도 큰 마이너스이지요. 게다가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사람들과 대화할 때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게 되니 회화능력 부족은 곧 기술부족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합니다. 자기는 영어를 잘하니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에서 영어는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내심 한국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물론 영어를 잘하면 일본에서도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만 그건 일단 일본어가 받쳐주었을 때의 이야기지요. 즉, 일본에서는 일본어는 필수, 영어는 선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막 도일하신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일본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몇 년 살면서 일상 회화에는 불편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도 꾸준히 네이티브에 가까운 회화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보고요.
일본어 공부시 특히 신경을 쓰셔야 할 부분은 경어입니다. 의외로 일본어 공부하시는 분들이 의미만 통하면 된다는 식으로 이 경어표현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취미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모를까 직장생활을 하시려는 분들이 경어를 애써 무시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 도피이자 결국 나중에 자기자신에게 그 피해가 돌아옵니다. 새내기라면 직장에서 대화하게 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배나 상사, 혹은 고객분 들이 대부분이고 그런 사람들에게 경어를 제대로 쓰는가 평어를 쓰는가는 근무평가에도 큰 차이를 줍니다. 일본인들은 불만이 있어도 바로 겉으로 표현하는 일은 드물기에 당장은 평어를 쓰더라도 별 문제 없는 듯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 사람들이 항상 뒤에서 당신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평어로 능숙하게 대화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좀 어눌하더라도 경어로 말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때가 많습니다. 경어는 특히 전화응대 및 메일작성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어 공부는 핸드북 등을 시중에서 천엔 전후에 구입이 가능하니 이런 책들을 사서 공부하는 것도 좋고 애매한 표현은 검색엔진
2. 자격증은 유용하다
한국의 IT업계에서는 자격증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낮습니다만 일본에서는 그 위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물론 일본이라고 해서 자격증만 가지면 ALL OK 라는 뜻은 결코 아니지요. 그러나 일본이 아시아에서는 가장 시스템적 사고경향이 강한 탓인지 불확실한 인상보다는 능력에 대한 눈에 보이는 근거를 한국에 비해 더욱 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력자라면 몰라도 학생에서 막 취업활동을 시작한 분들이 좋은 경력을 준비하는 것은 힘든 경우가 많지요. 그렇다면 일단 자격증이 있는것이 불완전하나마 하나의 백업이 되어주는 것이죠. 실제로 기업에서도 관련 자격증 소유자를 우대해준다는 내용을 직원 모집공고 등에 명시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고요.
물론 경력자 분들에게도 자격증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자기가 늘 하는 일만 하게 되면 깊기는 하나 좁은 공부가 되기 쉽고 이는 기술적 환경이 바뀐다든지 하는 외부 변화에 취약해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명 말해지는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저는 자격증 공부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취약한 혹은 아예 몰랐던 약점을 메꾸어 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지요. 정체된 성취의욕을 자극하고 자신의 현재의 레벨을 파악해서 앞으로 나갈 길을 보여주는 일종의 마일스톤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수당이나 일시지급금을 취득하는 보너스가 있는 곳도 있기도 하고 말이지요. ^^
3. 거주지는 가능한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직장은 대부분 도심지 핵심부에 존재하고 거주지는 외곽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싸지는 것이 당연하기에 월세를 아끼기 위해 출근하는 데만 2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방을 얻는 분들을 여러 분 보아왔습니다. 물론 결혼하시고 자식도 있는 분들이시라면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큰집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독신인 분들이 이삼만 엔을 아끼겠다고 그렇게 먼 곳에 집을 얻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답답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물론 월 이삼만 엔이 작은 돈은 아닙니다만 그걸 투자함으로써 매일 얻을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중요합니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일하면서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히 실력은 쌓이고 급료는 오르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즉 그 사람의 가치가 계속 점점 오른다는 뜻과 일치하고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의 시간당 가치에 비해 현금 이삼만 엔의 부가가치는 상대적으로 계속 낮아집니다. 게다가 출퇴근만 4시간씩 걸리게 된다면 벌써 전철에서 체력이 상당히 소모되기에 다른 곳에 쓸 에너지가 그만큼 부족해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그 정도 금액의 돈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을 아껴서 자기개발에 투자함으로써 급료를 그 이상으로 받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요.
4. 확실한 취미를 가져보자
일이 취미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 역시 워크 홀릭은 한번쯤 빠져볼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오히려 한번도 빠져보지 못한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할 정도입니다만 그러나 일밖에 취미가 없을 경우 일에서 뭔가 문제가 생기면 탈출할 구멍이 없게 됩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말도 있지요. 좋아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빼낼 수단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뜻이랄까요. 외국에서 직장생활이 길어지다 보면 고독감과 권태감이 한층 더 하기에 이를 회피할 취미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 경우 초반 이삼년간은 만화와 라노베에 심취해서 주말마다 서점에 갈 정도였습니다. 나름 일본어 공부도 되고 즐거운 시절이었습니다만 알고 보니 이 취미가 정말 부지런 하든가 돈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더군요. 책값 문제는 물론 아닙니다. 사실 구입비용만 생각하면 직장인의 취미로서 이보다 더 저렴한 취미는 없다고 생각될 정도이지요. (성인의 다른 취미들 중 도서 구입보다 더 싼 취미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다만 책이 모여서 쌓아놓을 장소가 없게 되면 더 큰 집으로 옮겨야 하는 궁극의 지름이...
부지런히 버리거나 헌책방에 갖다 파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것도 말 그대로 부지런해야 하고, 저같이 안사면 모를까 무언가를 한번 사면 버리는 것에 대해 크게 거부감을 느끼는 성격의 소유자의 경우에는 이 역시 괴로운 길이더군요. 그래서 최근에는 정말 안 사고는 못 배기겠다는 책들을 제외하고는 도서 구입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인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운동에 꽤 심취해 있는데 헬스라는게 단순해 보이면서도 의외로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더군요. 자신의 신체가 꾸준히 이상적으로 변화해가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즐겁고요. (물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변하지는 않더군요. 도통 안 불고 빠지기만 한다는...) 이쪽 업계에는 ET체형의 소유자 분들도 많으니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필수로 해야 할 것일지도. ^^;
어쨌든 회사-집-회사-집 의 패턴을 반복하는 특히 저 같은 솔로분들(;o;)이라면 일 이외에도 몰두할 무언가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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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독단과 편견에 기반해서 허접한 경험과 생각을 어설프게 늘어놓았습니다만 대충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 중생도 있구나 봐 넘기시고 고국을 떠나 이곳 일본에서 일하시게 되시는 분들께서 다들 뜻한 바들 이루시고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ps.
왠지 IT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내용이 되어버렸지만 일단 IT취업이 주제였으니 IT 테마에 등록함.
# by | 2007/07/20 23:08 | 직업과 삶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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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잘몬 왔어요..국문 과 갔어야지요..ㅎㅎ
나 결혼식날은 몬 오는거죠??
내년 초봄이나 일본 가믄 함 놀려 갈께요~~~
정말 나중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체크포스트에도 담아놨으니 몇년 후에도 볼수 있으면 좋겠네요)
센스있으셔요~
칭찬 고맙습니다.
작은울, netcrawler// 전 꽤 진지하게 생각한 거였는데. ^^;
Sakiel// 그렇긴 한데 일본어에 능통해진다고 해도 내국인들과 출발선이 비슷해진것에 불과해서요. 그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확실히 영어가 필요하긴 합니다.
협이// 난 반대로 내게 IT는 천직인거 같은데. 내가 할 수 있을만한 다른 직업이 생각이 안나. 그리고 미안하지만 올해도 연말전에 귀국은 힘들것 같다. 결혼 다시 한번 축하한다.
Mirai// 4년째 블로깅 해오면서 포스팅을 지운 적은 없고 비공개로 돌린 글이 하나 있습니다만 그것도 좀 특별한 사유가 있었지요. 이글루스에 큰 변동이 없는 한 앞으로도 몇 년은 유지될 것 같습니다.
나른한오후// 감사합니다.
살짝 반성을.....
일본어로 경어라.. 역시 경어는 어렵다고 살짝 피했는데.. 이제부터라도 신경써서 잘 해봐야겠네요
예전에 일본살때도 경어는 전혀 안썼었다는.. OTL 그땐 알바생의 입장이었으니...
취미부분에 대해서도 그렇고.. 일본어에 대해서도 그렇고..마지막 헬스부분은 갑자기.......
저에겐 많은 도움이 되는 포스팅입니다..
감사합니다.. (__) *^^*
개인적, 혹은 비공개를 원한다면 당연히 블로그보다는 메일쪽이 맞고 저도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정말 꼭 필요하고 중요한 말씀을 해주신 거 같아요!
고국 떠나 혼자 산다는 거 정말 힘들지만..
이런 포스트보면 왠지 힘이 나네요^^
저도 내년 취직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야겠습니다.
(당장은 취직비자가 걱정이지만;)
고맙습니다 ^^
yujin0_0// 저도 여러분들의 답글을 읽고 힘을 냅니다. ^^
제임스// 부족한 내용임에도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