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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의 완결을 맞이하면서

 
토오메 케이씨의 장편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의 최종권인 11권이 연재 기간 18년만에 드디어 완간되었습니다.

연재는 98년 즈음부터였지만 단행본 첫권은 이듬해인 99년에 나왔는데, 제경우 그때가 제대 직전이라 바로는 못보고 제대후 수개월 이후에야 처음으로 접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남주가 대학 졸업하고도 자리를 잡지 못해 프리타로 전전하는 모습과 졸업이 가까와 오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혀 있던 저 자신이 오버랩되면서 정신없이 이 작품에 몰입했던 추억이 아직도 남아있군요.

1권에서 최종 11권까지 작품상에서는 수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실제 세월은 18년이나 지나버렸고, 마지막 권의 주인공들은 아직도 젋은데 저는 벌써 젊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나이가 되어버린 것을 보면서 말로 형언이 잘 안되는 감정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작품 초반에 우오즈미는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곁을 떠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체성을 제대로 못찾았다고 할까 정신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완전히 독립한 어른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만 사진 업계에서 자리를 잡아 제대로 직업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여러면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그림체까지 크게 바뀌면서 청소년이 어른이 되는 모습이 보였다고 할까요. 그에 비해 하루는 초반의 미스테리어스 미소녀(?)에 어느정도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던 초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어려지는 듯이(심지어 그림체까지) 느껴졌습니다. 이건 사랑탓? 시나코는... 원래 수동적인 캐릭터라 큰 변화는 잘 못느꼈습니다만 초반에는 좀 날카로운 듯한 모습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성격이 둥글어 진다고 할까요... 좀 우유부단한, 일부 독자층에서는 어장관리적 태도라고 욕먹던 모습은 뭐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봅니다만.

11권은 그 동안의 캐릭터들의 갈등들을 총집편으로 다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은 해피 엔딩이라고 하시고, 주요 캐릭들만 보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리오가 잘 되기를 바랬던 저로서는 좀 슬픈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이래서 서브 캐릭을 빨면 안되는 건데...ㅋ 그러나 일부 서브 캐릭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수동적인 초식계 주인공들이 득실거리던 이 작품에서 일관성있게 사랑을 어필해온 하루의 성공은 저에게는 환영할 만한 엔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역시 사랑은 용기있는 자가 획득하는게 저 스스로는 납득이 된다고 할까요. 그냥 떠밀려오는 걸 못 이기는 척 받아먹는 편의주의적 작품들이 넘치는 요즘 세상에서 오히려 이런 정통파 작품이 신선하게 생각됩니다.

저의 청춘 마지막 시절과 함께했던 이 작품이 끝나는 것을 보면서 저 자신의 한 시절도 이제 매듭이 지어지는 느낌입니다. 밤이라 그런지 감정의 파도가 더욱 밀려오는 군요. 차가 있다면 드라이브라도 나가서 밤바다를 보고 싶어지는 지금입니다.

by 대나무 | 2015/09/23 23:35 | Sub Cultur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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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ointer at 2015/09/24 01:33
하루가 매력적이라서 보게된 입장인지라 최근 몇권은 꽤 속이 쓰렸는데 남기신 감상을 보니 완결까지 봐도 괜찮겠군요 ㅎㅎㅎ 그나저나 리오에겐 무슨일이 ㅠㅠㅠㅠ
Commented by 대나무 at 2015/09/24 22:51
넵. 하루짱 역전 대승리 입니다. 하루가 경쟁에서 탈락한 기간이 좀 길었기에 좀 급한 반전이 아닌가 여겨지긴 하지만 솔직히 우오즈미와 시나코간에 기간만 길었지 제대로 된 연애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걸 생각할때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리오는 최후까지 노력하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하는... 뭐 현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결말 되겠습니다.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15/09/24 12:39
학교 다닐 때 보던 만화가 직장인 되고 한참 되서야 끝나는군요. 여신님도 끝났고...
말씀하신대로 저의 한 시절도 끝나가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안 봤는데 언제 몰아서 봐야겠네요.
Commented by 대나무 at 2015/09/24 22:54
예. 몇몇 끝낼 생각이 없어보이는 작품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20년을 안넘기고 다들 끝나려는 것 같습니다. 제경우 앞으로 한 작품만 더 끝나면 학생시절 부터 보아왔던 종결 예상 작품은 모두 끝나게 됩니다. 예스터데이도 초중반 내용이 가물가물 한지라 완결된 김에 다시 한번 일주하려고 합니다.
Commented by 하루 at 2015/11/24 14:04
윽 완결이 났나요? 저는 정말 고등학생때 처음 예스터데이를 접하고 한달에 한번씩 예스터데이 신권 언제 나오나 검색하던 팬입니다. 그땐 17살이었는데..전 이제 31에..결혼도 했네요..하루는 아직도 이십대 초반인데... 신권이 나왔단 사실이 어찌보면 기쁘지만 완결이란게 참 슬프네요..언제 끝나나 했건만 그래도 끝은 나네요..빨리 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LionHeart at 2016/04/10 23:57
리오는 정말 아쉬웠지요. 너무 후반에 등장한 인물이라서 추진력이 부족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3권 즈음에 등장해주었다면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답답한 시나코가 아닌 하루를 지지했었지만, 작품 전개가 어느 쪽과 맺어지든 상관없을 것 같았기에 마지막까지 무척 조마조마하며 읽었네요. ^^
긴 기다림을 보답받았다고 느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결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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